어제 오후 세 시쯤, 인스타그램 광고를 보다가 저도 모르게 헛웃음이 났습니다.
"인터넷 가입만 하면 현금 90만원 즉시 지급"이라는 문구였어요.
15년 넘게 이 일을 해온 제 입장에서, 저 숫자는 솔직히 나올 수가 없습니다.
근데 그 광고 댓글창을 스크롤해 보니 벌써 문의가 200개 넘게 달려 있더라고요.
그래서 오늘은 좀 민망하고 불편해도, 대표인 제가 직접 다 털어놓으려고 합니다.
이런 생각, 한 번쯤 해보셨을 겁니다
"왜 어떤 곳은 90만원이고 어떤 곳은 40만원이라고 할까?"
"혹시 제가 상담받은 금액이 원래보다 후려쳐진 건 아닐까?"
"저렇게 큰 돈을 준다는데, 뭔가 숨겨진 함정이 있는 거 아닐까?"
이 세 가지 질문, 15년 하면서 정말 수도 없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속 시원히 답해주는 사람은 별로 없더라고요.
1. 저희끼리도 함부로 못 넘는 진짜 상한선
통신 3사가 실제로 쓸 수 있는 사은품 총액에는, 눈에 안 보이는 천장이 있습니다.
지역·건물·프로모션 시기에 따라 편차는 있지만, 고객님 계좌로 바로 넣어드릴 수 있는 순수 현금은 아무리 좋은 조건이어도 55만원 안팎이 최고치예요.
60만원 넘어가는 순간부터는 십중팔구 다른 항목이 섞여 들어간 겁니다.
90만원이요?
전 15년째 이 바닥에 있는데 그 금액을 순수 현금으로 드린 적, 단 한 번도 없습니다.
= 숫자가 60만원을 넘는 순간, 일단 의심하세요.
이건 저희 업계 사람이면 다 아는 암묵적인 기준이고요.
그런데 이 기준을 소비자분들께는 아무도 먼저 말씀 안 드려요.
말씀드리면 저희 영업에 불리하니까요, 이건 사실 되게 민망한 부분입니다.
그래서 오늘 처음으로 이 얘기를 이렇게 공개적으로 적어봅니다.
2. 90만원이라는 숫자, 이렇게 만들어집니다
계산법은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현금 사은품 35만원에, 상품권 12만원어치를 더하고, 3년 결합할인 예상액 43만원까지 다 합산해서 "총 혜택 90만원"이라고 광고하는 거예요.
틀린 계산은 아니에요.
다만 오늘 계좌에 바로 들어오는 돈은 그중 35만원뿐입니다.
나머지는 3년 동안 매달 조금씩 할인받는 금액이거든요.
"그거 사실 3년치 할인 다 더한 거예요"라는 말은, 안타깝게도 상담사가 먼저 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저도 이 바닥에서 오래 있다 보니 왜 그런지는 이해가 갑니다. 먼저 말하면 계약이 깨지기 쉬우니까요.
그렇다고 소비자분이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건 아니잖아요.
가전 렌탈 리베이트까지 섞어서 부풀리는 곳도 봤습니다. 이건 진짜 자주 봐요.
= 숫자가 60만원을 넘는 순간, 일단 의심하세요. 아까도 썼지만 한 번 더 씁니다.
3. 전화 걸기 전에 이 한마디만 물어보세요
복잡하게 계산할 필요 없습니다.
전화 상담받으실 때 이 질문 하나만 던지세요.
"이 금액 중에서, 오늘 개통하면 제 계좌로 바로 들어오는 순수 현금이 정확히 얼마예요?"
이 질문에 3초 안에 숫자로 딱 답하지 못하고 말을 돌리면, 그 광고는 거르시면 됩니다.
정상적인 대리점은 이 질문에 바로 답합니다. 저희도 똑같이 그렇게 하고 있고요.
추가로 하나 더 여쭤보시면 좋은 게 있어요.
"대리점 사업자등록번호 알려주실 수 있어요?"
이것도 30초 안에 답이 안 나오면 그냥 끊으시면 됩니다.
간단하죠.
근데 이 두 마디만 물어보셔도 허위 광고 대리점 상당수는 걸러진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4. 그래도 정직하게 최대한 받는 방법은 있습니다
허위 광고 걸러내는 법을 알려드렸으니, 이번엔 진짜 도움 되는 이야기를 해볼게요.
같은 조건이어도 대리점마다 배정받은 프로모션 예산이 다릅니다.
그래서 최소 두세 군데는 전화해서 순수 현금 기준으로 비교해 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번거로우시겠지만 이 과정 하나로 5만원에서 많게는 15만원까지 차이가 나기도 합니다.
저희끼리는 이런 얘기 잘 안 하는데, 소비자 입장에선 당연히 아셔야 하는 정보라고 생각해요.
타이밍도 은근히 중요합니다.
월말이나 분기 말에는 대리점 실적 마감 때문에 조건이 살짝 더 좋아지는 경우가 많아요.
"이번 달 안에 개통하면 조건이 더 나을까요?"라고 딱 물어보세요.
아, 그리고 결합할인은 결합할인대로, 사은품은 사은품대로 따로 계산해서 비교하셔야 헷갈리지 않습니다.
두 개를 섞어서 말하는 순간부터 다시 90만원 같은 숫자에 현혹되기 쉬우니까요.
사실 저도 2009년에 비슷한 실수를 했습니다
이 얘기는 오늘 처음 공개하는 건데요.
제가 이 일을 시작한 지 1년도 안 됐을 때, 그러니까 2009년 즈음이었어요.
전단지에 "사은품 최대 70만원"이라고 크게 써 붙인 적이 있습니다.
그때 저도 결합할인 예상액까지 다 더해서 만든 숫자였어요.
지금 생각하면 두고두고 민망한 기억입니다 ^^;
그때 전단지 보고 오신 60대 아버님이 계셨는데, 실제 현금이 28만원이라고 말씀드리니까 표정이 확 굳으셨어요.
안경을 벗으시고 한숨을 쉬시더니 "그럼 아까 그 숫자는 뭐였냐"고 되물으셨죠.
그 순간 저도 얼굴이 화끈거렸습니다.
그날 이후로 저희 매장 전단지에서 결합할인·상품권 합산 숫자는 완전히 뺐어요.
순수 현금 액수만, 있는 그대로 적기로 그날 정했습니다.
그 뒤로 매출이 확 줄었냐고요?
솔직히 처음 두어 달은 문의가 좀 줄긴 했습니다.
근데 신기하게도 계약 성사율은 오히려 올라가더라고요.
숫자에 낚여서 오셨다가 실망하고 돌아가시는 분이 없어지니까, 남는 분들은 대부분 계약까지 가셨던 거예요.
그때 배운 게 있다면, 정직한 숫자가 결국 더 오래 간다는 거였습니다.
마무리하며
세상이 좋아진 만큼, 광고도 점점 더 화려하고 정교해지는 것 같습니다.
90만원이라는 숫자 자체가 거짓말은 아니에요.
다만 그 안에 뭐가 섞여 있는지 모르고 계약하시면, 나중에 실망만 남습니다.
저는 이 일을 15년 했고 앞으로도 계속할 텐데, 적어도 숫자로 장난치는 건 하고 싶지 않습니다.
우리는 조금 더 현명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저부터도 그렇고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궁금하신 점 있으시면 댓글이나 전화로 편하게 물어보세요, 아는 선에서 다 답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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